남북관계는 여전히 긴장과 단절의 시간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서로를 향한 말이 멈추고 길이 닫힌 자리에서, 평화는 때로 멀고 희미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평화는 미루어 둘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더욱 붙들어야 할 방향이자 약속일 것입니다.
남북평화재단은 남북의 평화가 세상의 평화로 이어지고, 다시 우리 안의 평화로 스며드는 길을 믿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화해와 협력은 국경을 넘어 더 넓은 세계와 닿아 있으며, 동시에 우리 각자의 마음과 삶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이번 계간지는 그러한 여정의 작은 기록이자, 서로의 생각과 경험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재단의 활동을 나누고, 서로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이 시대가 우리에게 묻는 평화의 과제를 함께 되새기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성찰 위에서, 아직 보이지 않는 길의 방향을 조심스럽게 그려보고자 합니다.
말이 닿지 않는 시간에도 마음은 이어질 수 있고, 만남이 멈춘 자리에서도 신뢰의 씨앗은 놓일 수 있습니다. 갈등의 한가운데서도 평화를 말하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몫일 것입니다. 재단은 그 길을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멈추지 않으며 걸어가고자 합니다.
남북의 평화, 세상의 평화, 그리고 우리 안의 평화.
이 세 가지가 서로를 비추며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조용히 그 길을 이어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동행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남북평화재단 이사장 김 영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