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30여 명 참가자들과 함께 파주와 연천, 철원 분단 현장을 찾았습니다. 2박 3일 짧은 여정이었지만, 그 길에서 마주한 풍경과 사람들 표정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이번 ‘DMZ평화문화기후체험캠프’는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에 가기 전에 먼저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부터 마련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김정은 정권 정책과 북한 사회 현실을 공부하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평화를 말하려면 먼저 북한 주민들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족을 걱정하고 자녀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를 알지 못한 채 평화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중략)
캠프를 마치며 참가자들은 “분단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꼈다” “북한 주민들도 우리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와 생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피곤한 일정이었지만 돌아오는 버스 안에는 이상하리만큼 따뜻하고 잔잔한 기운이 흘렀습니다. 이번 캠프를 준비하고 동행하며 가장 기뻤던 것은 높은 만족도만이 아니었습니다. 돌아올 때 참가자들 눈빛이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분단 문제가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평화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한 그 작은 변화가 무엇보다 소중했습니다. 평화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찾아오지 않습니다. 한사람이 한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번 2박 3일 여정이 참가자들 마음속에 작은 평화의 씨앗 하나를 심었기를 바랍니다. 그 씨앗이 일상에서 이해와 배려로 자라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꽃피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월정리역에 다시 기차가 달리고, 임진강을 따라 남과 북 사람들이 함께 걸으며 서로 안부를 묻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남북평화재단은 그날을 기다리기만 하지 않겠습니다. 한 사람 마음에 평화를 심고, 끊어진 길을 한 걸음씩 이어가는 일을 묵묵히 계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