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함께 걷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나란히 길을 걷다 보면 풍경을 바라보는 눈도, 곁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마음도 조금 넓어지는 듯 합니다. 지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남북평화재단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여러 나라의 청년들과 파주와 연천, 철원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평화공감 여행캠프’에서 만난 청춘의 표정이 올가을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여행캠프 첫날, 파주 통일대교 남단 검문소를 통과해 제3땅굴을 둘러보고, 도라전망대에서 북녘을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이 남긴 글에는 전망대에서 전쟁의 흔적과 아픔을 실감했다는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그 가운데 한 청년은 희망을 품고 북쪽을 처음 바라보았다는 감상을 남겼습니다. 같은 풍경 안에 아픔과 바람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이번 여정에는 가을 여행의 즐거움도 가득했습니다. 둘째 날 연천의 옥녀봉에서 군남홍수조절지로 이어지는 평화누리길 12코스의 구간을 걷고, 아름답게 물든 댑싸리정원에서는 여러 인증 사진을 찍으며 계절을 즐겼습니다. 셋째 날 철원 DMZ생태평화공원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전쟁의 흔적을 함께 만났습니다. 이곳의 풍경을 누구나 걱정 없이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략)
캠프를 마친 뒤 여러 언어로 적힌 소감을 읽으며 그 배움을 다시 느꼈습니다. 한 청년은 일정이 이어질수록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의미를 차근차근 이해하게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 행복했다는 말도 여러 글에 남아 있었습니다. 서로 더 이야기할 시간을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역사를 깊이 알아가는 마음과 친구를 사귀는 기쁨이 한 여행 안에서 함께 자라고 있었습니다.